제주도에서 화살에 몸통을 관통당한 채 발견됐던 떠돌이 강아지 ‘천지’의 새로운 소식이 최근 들려왔습니다.
천지는 지난해 8월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길이 70cm의 양궁 화살에 몸이 관통 당한 상태로 6km를 절뚝거리며 걷다가 제주시 한경면 인근 도로에서 주민에게 극적으로 발견돼 목숨을 건졌는데요.
구조 당시 천지는 몸에 화살이 박힌 상태였고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주 서부경찰서 형사들이 범인을 찾기 위해 480명의 인력을 동원해 7달 동안 수사한 결과, 올해 3월 서귀포시 대정읍에 사는 40대 남성 용의자를 붙잡았는데요.
용의자에 농장 창고에서는 천지의 몸에 박힌 화살과 똑같은 화살 여러 개가 발견됐습니다.
남성은 화살을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활은 본인이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요.
왜 화살을 쐈냐고 경찰이 묻자 남성은 “내가 키우는 닭이 들개에게 피해를 봤다”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천지는 한 번도 닭을 공격한 적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른 개에게 피해를 받고 애꿎은 천지에게 화풀이를 한 것입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 유발, 학대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동물을 유기한 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동물구조단체 사단법인 제주동물사랑실천 혼디도랑에 구조된 천지는 화살 제거 수술과 중성화 수술을 받고 1년간 훈련소에서 훈련도 받았습니다.
모두의 봉사와 기부, 사랑을 받은 10살짜리 강아지 천지는 결국 미국 동물보호단체의 꼼꼼한 심사를 거쳐 지난 29일 저녁 새로운 가족이 될 미국인 30대 여성 ‘에이미(Amy·가명) 씨’를 향해 떠났습니다.
먼 미국 땅에서 새로운 가족이 생긴 천지가 앞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겠습니다.
사진 : 제주시, 유튜브 KBS 뉴스, Pexels